[생활] 캡슐 커피 > 돌체구스토 캡슐 버리기
캡슐 커피머신을 얻다
얼마 전 캡슐 커피머신을 선물 받았다. 그것은 돌체구스토 지니오2. 받자마자 마음에 들었던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펭귄 모양의 귀여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뒷면을 보니 물통이 생각보다 커서 좋았다. 그리고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더라도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를 집에서도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집에서 마셔봐야 믹스커피나 아메리카노뿐인데, 캡슐 커피는 카푸치노, 라떼, 에스프레소 등 나름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즐길 수 있으니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실 난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다. 그저 약속이 있을 때 카페에서 마시는 정도거나 정말 생각나면 집에서 어쩌다 한 번 마실 뿐이다. 물론 캡슐 커피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광고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궁금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굳이 사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이렇게 선물로 받게 되니 괜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한 번 시음을 해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일회용이기 때문에 드는 생각, 환경오염
커피를 다 마시고나서 드는 생각이 있었다. 다 추출하고 남은 캡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일회용이니까 버리긴 버려야 하는데, 생각해보니 캡슐 안에 원두가 들어있는 걸 그냥 버리는 것이니 왠지 찝찝했다. 게다가 물이 들어가 있으니 축축한 상태 아닌가. 환경 보호에 앞장선다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생각해보고 또 찾아봤다.
캡슐 처리하는 방법
다 사용한 캡슐 껍질을 벗기려는데 이게 그냥 손으로 벗겨지는 것이 아니었다. 껍질이 아예 캡슐에서 안 떨어지게끔 되어 있어 커터칼을 쓸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추출할 때 껍질에 구멍이 뚫리기 때문에 그 구멍에 칼날을 집어넣고, 비스듬히 칼질을 하면 아주 부드럽게 껍질이 제거되었다.
이게 제거된 캡슐 껍질 모습이다. 그리고 안에는 그냥 원두만 있을 줄 알았는데 원두 위에 웬 막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막까지 칼로 도려내고 나니 원두가 모습을 드러냈다. 문득 든 생각이지만 저거 하나 설계하려고 얼마나 연구와 실험을 반복했을까 싶었다.
속에 들어있는 원두는 이렇게 키친 타올에 탈탈 털어내었다.
그리고 캡슐 안에 남아있는 원두들을 씻어서 분리수거를 하려고 했다. 그냥 플라스틱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아보니 이 용기는 재활용이 안 되니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서 버리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다.
캡슐은 그렇게 버리고, 키친타올에 받아놓은 원두는 물기를 대충 없애서 달력 위에 올려놓고 건조하기로 했다. 이게 다 건조되면 방향제로 사용할 생각인데, 커피는 잘 안 마셔도 커피 향은 좋아하기 때문에 방 안이나 옷장, 냉장고 등에 조금씩 분배해 놓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게다가 자주 마시는 것도 아니니 방향제로서의 역할을 다 했다 싶으면 또 새로운 캡슐 커피를 마시고 나온 원두로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 추출한 캡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환경오염에 대해 어느 정도 의식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은데, 가장 좋은 방법은 저런 걸 안 쓰는 게 좋지만 또 본인 기호가 있으니 그걸 또 비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산업이 크게 형성되어있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이렇게라도 처리하는 편이 그나마 낫지 않은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