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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행인
[X100VI] 튤립 보러 서울숲에 가자 본문
올해는 그래도 꽃구경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석촌호수 벚꽃축제도 그렇고, 집 근처에 핀 다양한 꽃들, 그리고 오늘 이렇게 튤립 구경하러 서울숲에 온 것도 그렇고 말이다. 회사 일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그냥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는 일, 참 좋다고 생각한다. 막상 밖에 나와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자연도 느끼고, 또 맛있는 것도 먹고 나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리지만, 주말을 잠과 스마트폰으로 채우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오늘 온 곳은 성수동에 있는 서울숲이다. 처음엔 지하철 타고 오려고 했는데, 나혼자 오는 게 아니다 보니 그냥 택시를 탔다. 돈은 비싸지만 고생은 덜었다. 숲 돌아다닐 체력 비축.
무슨 꽃인지 늘 잊어먹지만 밤하늘의 별을 보는 느낌이다. 후지필름 X100VI의 리얼라 에이스 색감.
노랗고, 또 보라빛의 튤립들. 리얼라 에이스는 피사체의 리얼한 색감을 살리면서도 뭔가 서정적인 무드를 내주는 것 같다.
주황빛의 튤립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난 노란색 튤립을 제일 좋아한다. 꽃이 다 피지 않았을 때의 우아한 자태, 그리고 봄이라는 계절이 지닌 따스한 이미지가 노란색으로 잘 함축되어 있는 느낌이어서 그렇다.
후지필름 X100VI는 환산 35mm 단렌즈여서 늘 고정된 화각만을 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디지털 줌이 되긴 하지만 그런 부분이 아쉬울 때는 난 그냥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는다. 하지만 확실히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는 다르다. 워낙 소프트웨어가 좋아져서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가져다준다고 해도 과장된 색감과 떨어지는 디테일은 디지털카메라와는 견줄 수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더 느꼈다.
아마 이 사진까지가 리얼라 에이스 시뮬레이션으로 촬영한 사진일 것 같다. 이 밑으로는 벨비아 시뮬레이션으로 강렬함을 담고 싶었다.
벨비아 시뮬레이션을 선택한 이유는 좀 더 생동감 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클래식크롬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 시뮬레이션을 모든 상황에 적용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비가 온 후 하늘이 우중충한데 클래식크롬으로 찍으면 더더욱 울적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또 우중충한 날씨가 미치는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벨비아나 아스티아를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만개한 튤립보다 꽃잎이 펼쳐지기 전의 튤립을 더 좋아해서 좀 아쉬웠다. 아마 며칠 전에 왔으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형태의 튤립도 꽤나 많이 보이긴 했다. 내가 생각하는 튤립의 전형적인 모습. 색을 떠나서 저 형태가 참 우아하게 느껴진다.
이건 마치 장미를 보는 것 같았다. 매우 강렬.
이거... 장미 아닌 거 맞지?
꽃은 다 예쁜 것 같다. 이렇게 활짝 핀 철쭉도 너무 아름답다.
제일 예쁠 때인 것 같아서 이 꽃 옆에서 사진도 찍었다.
걷다보니 점심때가 되어 집에서 싸 온 김밥을 먹었다. 엄마는 단무지가 없어서 아쉽다고 하셨지만 오이지를 워낙 잘 만드시기 때문에 단무지가 없어도 맛있게 먹었다. 엄마 김밥 최고.
이건 잘 모르는 꽃인데도 참 예뻤다.
은행나무라고 본 것 같은데 정말 곧게 뻗었다. 가을에 오면 장관이겠다 싶었다.
다 본 건가 싶어서 가려고 했는데, 우리가 못 본 곳에 훨씬 더 많은 튤립이 있었다. 지나칠 수가 없었다.
색깔별로 엄청 풍성하게 심어져 있었다.
이렇게 서울숲 튤립 나들이는 끝.
카모마일인가? 데이지인가? 아무튼 예뻤다. 한 가지 색보다 여러 색이 모였을 때가 훨씬 더 예쁜 것 같고, 각자의 개성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안구정화의 시간은 끝.
컨테이너 형태로 되어 있는 길이 있던데 신기했다. 더 구경하고 싶긴 했지만 피곤해져서 사진만 찍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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