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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23.12 :: 일본 > 도쿄 - Day 3 본문
도쿄 여행 마지막날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난 아침 식사를 꼭 해야 했기에 조식 운영하는 식당을 검색해 찾아갔다. 이른 아침부터 비가 오길래 편의점에 들러 작은 접이식 우산을 사서 걸어갔다.
가스토 롯본기점
ガスト 六本木店
오전 7시부터 운영하는 이곳은 가스토 롯폰기점. 이른 아침부터 밥을 사 먹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 그래서 손님도 그리 많지 않았다.
주문도 이렇게 앉아서 할 수 있는데 한국어 서비스도 가능해서 편하게 메뉴를 고를 수 있었다.
메뉴가 정말 많았지만 아침부터 기름진 건 먹고 싶지 않아 연어를 선택했다. 정말 가정식의 느낌.
쌀밥에
연근 볶음, 연어, 나물, 간 무, 단무지에 미소 된장국.
한 가지 신기했던 건 여행 첫날도 그랬지만 이렇게 무를 갈아놓은 게 반찬으로 나온다는 것. 음식물 소화를 도와줘서 그런 것 같다. 익힌 채소가 많은 식단을 좋아하는데, 그래도 야요이켄보다 조금이라도 채소가 많이 나와서 좋았다.
솔직히 맛이 그렇게 특별하진 않았지만, 난 이런 게 좋다. 여행이어도 말이다.
밥을 다 먹고 향한 곳은 시바공원 4호 지역. 가스토에서 걸어서 약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여서 걸어갔다.
육교에 올라서니 저 멀리 보이는 조죠지. 멋있다.
조죠지 반대쪽으로 시선을 주면 또 이런 모습이.
일요일 아침이기도 했고, 12월 31일이어서 그런가 거리에 차가 거의 없었다. 거리가 정말 엄청 깨끗.
시바공원 4호 지역
걸음걸이가 빠른 편이라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어쨌든 드디어 도착한 시바공원 4호 지역. 도쿄타워가 엄청 크게 보인다. 도쿄타워 야경도 좋았지만 이렇게 날이 밝을 때의 사진도 찍고 싶었다. 찾아보니 시바공원 4호 지역에서 찍으면 잘 나온다기에 온 거였는데 실제로 그랬다. 저 건물만 없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비가 조금씩 내리는 상황이어서 하늘이 파랗진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요즘은 스카이트리가 대세라던데 그래도 난 아직까진 도쿄타워가 상징성이 있어서 좋다.
시바공원에서 여러 사진을 찍고 다시 돌아가는 중. 뭔지는 모르겠지만 멋있었다.
마지막 날이다 보니 가족, 회사 동료들에게 나눠줄 과자라도 사야겠다 싶어서 돈키호테 롯폰기점으로 향했다.
사느라 정신없어서 이거 한 장 찍었는데, 롯폰기점은 볼 게 많았다.
체크아웃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짐 싸고 밖으로 나옴.
별로 오고 싶진 않았던 시부야. 언제나 사람이 많다.
사람 많아서 싫다더니 사진은 또 왜 이렇게 찍은 건지. 내 안의 모순인 건가?
타워 레코드 시부야점
タワーレコード 渋谷店
내가 시부야에 다시 온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타워 레코드였다. 내 차에는 CD룸이 있는데 차를 구입할 당시는 연식이 바뀔 무렵이었다. 그런데 신형의 경우 CD룸이 사라지기 때문에 난 무조건 CD룸을 고집했고, 그래서 CD룸이 있는 구형으로 구입을 했더랬다. 그래서 내 차 안에서는 여러 장의 CD가 있는데, 이번 일본 여행을 오면서 CD 하나 사가자 싶어서 방문하게 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음반판매점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여기는 건물 전체가 음반 판매점이었기 때문에 그 종류가 어마어마했다.
보다시피 층별로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취급하고 있었다.
학창 시절이 생각나 J팝 매장에도 가봤는데, 스트리밍이 되는 곡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딱히 살 이유가 없었다.
팝송도 있었으나 이 역시 스트리밍이 되니 패스. 소장용으로 갖고 싶었던 캐럴 음반과 OST가 있었는데, 문의해 보니 없었다. 두 음반 모두 일부 트랙만 스트리밍 되고, 공개되지 않은 트랙들도 있어 무조건 갖고 싶었는데 이렇게 큰 매장에도 없다고 하니 정말 아쉬웠다.
K팝의 인기에 한 층이 전부 K팝이었다. 살 생각은 당연히 없었지만 그래도 구경이라도 해봤다.
이번에 사고 싶었던 건 차 안에서 그 어떤 트랙을 플레이해도 즐겁고 신나는 앨범이길 바랐다. 당연히 스트리밍 되면 안 되는 앨범이어야 했고, 보컬이 들어가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타워 레코드에서 청취 서비스가 되는 앨범들은 들을 수 있을 만큼 많이 들어봤던 것 같다. 덕분에 시간도 엄청 들었는데, 첫 곡이 마음에 들어도 몇몇 트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탈락. 그렇게 고르고 골라서 선택한 CD가 바로 위에 사진에 있는 것이다. 1번 트랙부터 사운드가 마음에 들었고, 기타 연주라 해도 다양한 장르로 연주를 한 것 같았다. 너무 신나는 곡 위주로만 편성하면 듣는 입장에서 질릴 수 있으니 그런 부분도 고려한 것 같았고 말이다.
돈카츠 카구라자카 사쿠라 시부야진난점
とんかつ神楽坂さくら 渋谷神南店
음악을 엄청나게 듣고 난 후의 식사. 짐을 가지고 다니다 보니 지쳐버렸다.
메뉴 리스트. 이런 게 좋아. 심플하잖아.
내가 뭘 먹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홋카이도 뭐시기였던 것 같다.
엄청 친절했던 점원.
이렇게 혼밥하는 분도 계셨고.
돈카츠.
아니 근데 밥이 왜 저렇게 많아? 내가 잘못시켰나 싶었다. 2인분은 됐는데, 잡곡밥도 아니고 그냥 쌀밥. 당폭탄.
예전에는 되게 맛있게 느꼈을 것 같은데, 이런 맛은 이제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는 류였다. 금방 떠오르는 가게를 말하자면 정돈. 물론 맛은 좋았고, 밥은 남겼다. 그냥 맨밥만 먹을 수는 없잖아.
시부야 나가노마켓
시부야에 다시 온 두 번째 이유, 나가노 마켓. 솔직히 첫날에 방문했기에 다시 올 필요는 없었는데, 그래도 다시 오고 싶었다. 나, 농담곰 정말 좋아하나 보다.
물건이 더 채워지지도 않았지만 괜히 다시 방문했는데 그냥 가기는 아쉬워 가챠를 몇 번 돌렸다. 작고 귀여운 키링 몇 개 득템.
눈에서 광기가 느껴지는 유부주머니 괴물..
시부야 파르코에는 정말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샵이 있어 그냥 방문해도 재밌게 구경하고 쇼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나리타 공항으로 갈 시간.. 난 항상 시간에 쫄리는 게 싫어서 출국 2시간 전에는 무조건 공항에 도착하는 타입.
근데 비행시간 딜레이 됨. 원래 8시였는데 한국에서 출발 자체를 늦게 해서.. 내가 이럴 줄 알고 3박 4일로 일정 안 잡은 거다. 난 무조건 출근 전 하루는 풀로 쉬어야 하는 타입이라서.
배가 고파 찾아온 식당가. 거의 영업 종료 분위기.
내가 먹은 건 탄탄면인데 땅콩버터도 들어가고 치즈도 들어가서 엄청 고소하면서도 좀 느끼했다. 고기는 불맛이 나서 나쁘지 않았다. 면도 탄력이 있는 그런 쫀득함.
식사를 마치고 기념품점 구경. 난 녹차, 말차(무슨 차이인지는 모름) 이런 게 좋더라. 솔직히 사고 싶었는데 이미 과자를 너무 많이 삼. 그냥 구경만 했다.
예전에 먹어봤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음. 그냥 귀여워서 찍었다.
귀여운 고양이.
귀여운 건 더 크게 봐야 좋지.
그렇게 나홀로 도쿄 여행이 끝났다. 내 성향 때문에 3박 4일 할 수도 있었던 걸 2박 3일로 줄인 거였고, 1월 1일이다 보니 신년은 가족과 함께하고 싶었다.
여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꼽자면 나가노 마켓에 갔던 것도, 내가 정말 좋았다던 마루노우치 일루미네이션도 아닌 타워 레코드에서 CD를 샀던 거다. 정말 온전히 나를 위해 시간을 썼던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내 귀에 즐거운 음악을 고르기 위해 그 많은 음악들을 들어보고 내 나름대로 깐깐하게 골라 CD를 구입했던 게 정말 기억에 남는다. 게다가 비행기가 딜레이 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나는 24년 1월 1일을 하늘에서 맞이하게 됐는데, 이것도 참 기분이 묘했다. 일본도 한국도 아닌 하늘에서 맞이하는 새해라니. 그렇게 난 새벽 1시 정도가 되어서야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으로 올 수 있었고, 내 차에 오자마자 바로 일본에서 구입한 CD를 들으며 집으로 왔다.
지금도 난 그 CD를 듣는데 들을 때마다 이 여행이 떠오른다. 가만히 보면 음악과 여행은 한 세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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